최근 우리 사회의 심층적인 모순을 지적하는 용어로 **'한국 엘리트 파시스트(Korean Elite Fascist)'**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특정 엘리트 집단이 가진 배타적 특권 의식과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이 결합된 사회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입니다. 이 용어는 생소할 수 있으나, 그 징후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한국 엘리트 파시스트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들이 나타내는 주요 특징 5가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경계해야 할 지점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엘리트 파시즘: 개념의 정의
이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엘리트주의(Elitism)'와 '파시즘(Fascism)'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 엘리트주의(Elitism): 사회가 소수의 우월한 집단(엘리트)에 의해 지배되거나 지배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상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지적, 도덕적, 혹은 혈연적 우월성을 내세우며 기득권을 정당화합니다.
- 파시즘(Fascism): 1920년대 이탈리아에서 등장한 극우적, 권위주의적, 초국가주의적 정치 이념입니다. 강력한 지도자 중심의 전체주의, 반민주주의, 배타적 민족주의, 그리고 폭력과 억압을 통한 반대 세력 제거를 특징으로 합니다.
**'엘리트 파시즘'**은 이 두 가지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즉, 사회의 최상층부를 점유한 엘리트 집단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영속화하고 확대하기 위해, 파시즘적인 통제 방식(여론 조작, 법치주의의 도구화, 반대파 억압 등)을 사용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겉으로는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옹호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모든 요소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제하려 듭니다.
2. 한국 엘리트 파시스트의 5가지 핵심 특징
한국 사회에서 거론되는 엘리트 파시스트적 징후는 다음과 같은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기득권의 절대화와 강력한 '카르텔' 형성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간주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학연, 지연, 혈연 및 동일 직역(법조, 의료, 금융, 언론 등)을 기반으로 견고한 '카르텔(Cartel)'을 형성합니다.
이 카르텔은 외부로부터의 진입 장벽을 극도로 높여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을 억제하고, 내부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합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이나 사회적 정의는 이들의 이익 논리 뒤로 밀려나며, 카르텔에 속하지 못한 다수는 소외되고 불이익을 감수하게 됩니다.
2) '우리'와 '너희'를 구분하는 배타적 선민사상
이들은 자신들을 '특별한 존재'로, 그 외의 대다수 구성원을 '계몽 대상' 혹은 '통제 대상'으로 바라보는 배타적 선민사상에 빠져있습니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통합을 저해합니다.
자신들의 논리나 이익에 반하는 집단은 '비합리적', '반지성적', 혹은 심지어 '반국가적' 세력으로 매도하며 낙인찍습니다. 이러한 적대적 구분은 사회적 토론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극단적인 팬덤 정치나 혐오의 정서와 결합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합니다.
3) 법치주의의 도구화 및 이중 잣대
한국형 엘리트 파시즘의 가장 위험한 특징 중 하나는 법치주의(Rule of Law)를 숭배하는 동시에 도구화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누구보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지만, 그 법의 잣대는 철저히 '우리 편'과 '상대편'에게 다르게 적용됩니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법 조항은 교묘하게 회피하거나 무력화시키려 시도하며, 사법 시스템 내의 인맥과 영향력을 동원해 불이익을 최소화합니다. 반면, 반대 세력이나 비판적인 목소리에는 법의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며 '합법적인' 억압을 가합니다. 이는 법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4)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와 여론 통제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학력과 전문성을 갖춘 엘리트 집단이 전략적 반지성주의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복잡한 사회 문제를 단순한 선악 구도로 몰아가거나, 감정적인 구호를 앞세워 대중을 선동합니다.
전문가적 권위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논리에 반하는 실증적 데이터나 합리적 비판은 무시합니다. 또한, 언론과 미디어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유통시키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5) 불평등의 정당화와 '능력주의'의 오용
이들은 현재의 심각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능력주의(Meritocracy)'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합니다. 자신들의 성공과 부는 오로지 개인의 노력과 능력의 결과물이며, 가난과 실패는 개인의 나태와 무능력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논리는 부모의 배경, 교육 환경, 사회적 자본 등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인 불평등 요소를 의도적으로 외면합니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연대의식을 약화시키고, 계층 간의 이동 사다리를 걷어차며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작동합니다.
3. 우리가 경계해야 할 이유
엘리트 파시즘적 징후는 특정 정치 세력이나 집단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한국 사회가 고도성장 과정에서 축적해 온 권위주의적 문화와 승자독식의 경쟁 논리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위험한 경향성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경우, 사회적 통합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형식만 남은 채 공허해질 수 있습니다. 소수의 엘리트가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다수의 시민은 무력감과 분노 속에서 서로를 적대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특정 집단의 엘리트주의가 파시즘적인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지, 그들이 법과 제도를 사유화하며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항상 비판적인 시각으로 감시해야 합니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소수 엘리트의 시혜가 아닌, 깨어있는 시민들의 끊임없는 견제와 참여를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습니다.
4.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엘리트주의와 엘리트 파시즘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엘리트주의는 단순히 '소수가 지배하는 상태'나 '엘리트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상'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엘리트 파시즘은 그 엘리트 집단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파시즘적 방식'(억압, 통제, 배타성, 반민주적 행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훨씬 더 공격적이고 위험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Q2: 한국 사회에서 엘리트 파시즘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나요? A: 이는 매우 논쟁적인 주제입니다. 이탈리아나 독일의 역사적 파시즘처럼 조직화된 이념이나 정당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학자와 비평가들이 앞서 언급된 5가지 특징(카르텔, 배타성, 법의 도구화 등)이 한국 사회 기득권층에서 '경향성' 또는 '현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Q3: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나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입니다. 엘리트 집단이 내세우는 논리나 주류 언론의 보도를 맹목적으로 수용하기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와 이해관계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양한 정보 채널을 통해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고, 공정성과 정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사회 현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시민적 참여가 중요합니다.